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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헬로우 고스트》 소개
《헬로우 고스트》는 2010년에 개봉한 차태현 주연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남자 상만에게 어느 날부터 이상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담배를 줄창 피워대는 골초 귀신, 눈물 많은 울보 귀신, 술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는 변태 할아버지 귀신, 침대 위를 방방 뛰어다니며 로보트 태권 V 를 좋아하는 초딩 귀신까지….
상만에게 이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기막힌 귀신과의 동거가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귀신 때문에 골치 아픈 일들이 생기지만 이들의 부탁을 하나씩 들어주면서 상만의 삶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기막힌 반전이 있는 눈물나는 드라마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코미디 영화인가보다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가족과 기억,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과 반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을 수 없는 남자, 상만
주인공 상만은 늘 혼자였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고 가족에 대한 기억도 없습니다. 그리고 흔하게 붙어있는 가족 사진도 없습니다.
그저 혼자 살아온 사람처럼 보입니다.
다른 사람과는 삶이 달라서일까요?
상만은 삶을 이어갈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죽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어떤 선택을 할 때마다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병원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병실에서 담배를 줄창 피워대는 골초 아저씨.
상만은 병원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핀잔을 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간호사는 상만에게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화를 냅니다.
상만에게만 보이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정신과 선생님을 찾아가면서 또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울보 아줌마.
거기에 변태 할아버지도 나타나고, 침대를 방방 뛰어다니는 초등학생까지 나타납니다.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귀신이었습니다.
오직 상만에게만 보이는 네 명의 귀신.
무당을 찾아가 하소연을 하니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라고 말합니다.
과연 그들의 소원이 이루지면 자연스럽게 떠나갈까요?

귀신들의 소원
상만의 입장에서는 정말 미칠 노릇입니다.
혼자 조용히 삶을 마감하고자 했는데 이제는 귀신들 때문에 편하게 죽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귀신들의 버릇까지 고스란히 상만의 몫이 되었습니다.
변태 할아버지의 능글맞은 대화를 시도때도 없이 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소주를 취하도록 마셔댑니다. 그리고 골초 아저씨처럼 줄담배도 피워댑니다. 울보 아줌마처럼 반상회 나가서 울기도 하고, 어린 애한테 사탕을 빼앗기도 합니다.
이 때 상만이 말합니다.
“내가 건강 생각하던 사람이야. 혼자 살려면 내 몸이 얼마나 건강해야 되는 줄 알아?”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편히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매는 상만이 떨리게 춥거나 손가락이 얼음에 붙어 찢겨나가는 아픔은 참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상만의 삶을 마감하고자 하는 몸짓은 아마도 정말 살고 싶다는 내면의 마음이 깔려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쨌든 상만은 이들을 떼어내기 위해 한가지씩 소원을 들어준다고 말합니다.
변태 할아버지의 카메라를 찾아주려 했다가 유치장에 갇히고 하고, 골초 아저씨의 소원이었던 자동차를 구하고 그 차를 가지고 바닷가를 가서 헤엄치는 시간도 보냅니다. 초등학생 귀신은 로보트 태권 브이 영화도 보고 멋진 로보트도 삽니다.
울보 아줌마는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사람들과 함께 먹고 싶어하여, 시장에 가서 같이 재료를 사러 다닙니다.
이렇게 귀신들을 하나씩 도와주다 보니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혼자 있던 상만의 일상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간호사 연수도 만나게 됩니다. 연수는 상만이 혼자 이상한 행동과 헛소리를 해도 계속 마음이 갑니다.
늘 무표정하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던 상만도 연수 앞에서는 조금씩 웃게 됩니다.
상만에게는 아주 오랜만에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귀신들이 상만에게 집착했던 이유
그런데 네 명의 엉뚱한 귀신들은 어쩌다 상만에게 붙어 버렸을까요?
상만이 싫은 소리를 해도 그들은 쉽게 떠나지 않습니다.
왜 그렇게 상만에게 집착하는 것일까요?
울보 아줌마의 맛있는 저녁식사 자리에 연수가 찾아옵니다.
연수는 어릴 적 어머니의 임종을 혼자 지켜봐야 했었던 서글픈 과거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빨리 오길 간절히 바랬지만 결국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연수는 이 일로 인해 아버지를 원망하며 관계를 단절하다 아버지가 불치병에 걸리며 연수가 간호사로 일하는 병원에서 사망하게 됩니다.
상만은 연수 아버지가 자신에게 찾아와 자신의 딸에게 ‘미안하다”고 전해 달라고 하여 연수에게 자신은 귀신을 본다고 털어놓으며 연수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전합니다. 연수는 상만을 쉽게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상만은 연수의 말을 듣고 크게 실망하며 귀신들에게 “이제 소원 다 이루어주었으니 빨리 가라”고 말하며 차안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 했지만 연수의 얼굴이 자꾸 떠올라 스스로 살기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울보 아줌마가 싸준 김밥을 들고 연수를 찾아갑니다.
이때 연수는 김밥을 먹으며 말합니다. “보통 김밥은 시금치를 넣는데, 상만의 김밥은 미나리가 들어가는게 독특하다”고 묻습니다.
이때 상만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엄마가 나 어렸을 때 미나리가 건강에 좋다고 미나리 김밥을 만들어 주셨다”고 합니다.
상만의 어린 시절, 가족은 아버지의 처음 개인택시 운행을 기념으로 온 가족이 그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뒤에서 오는 트럭에 치여 절벽으로 굴러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상만 혼자만 살아남았습니다. 너무 어렸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충격때문에 기억을 못하는 것일까요?
상만은 자신이 왜 가족이 없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어린 시절부터 혼자였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네 명의 귀신이 상만에게 집착했던 이유가 밝혀집니다.
그들은 낯선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상만의 가족들이었습니다.
상만이 어린시절, 행복했던 하루가 지옥으로 변해버린 날, 그는 기억을 잃었습니다.
상만은 자신이 평생 혼자였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가족이 늘 곁에서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은 죽은 뒤에도 아직 어린 상만이 홀로 남아있는 것을 보고 그 곁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상만이 자신의 삶을 마감하려 할 때 마다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 가족들 때문이었습니다.
그제야 영화에서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장면들이 하나씩 연결됩니다.
왜 귀신들이 상만에게 그렇게 집착했는지,
왜 자신들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했는지,
그리고 왜 상만이 연수를 만나도록 도와주었는지.
모든 것이 결국 하나의 이유로 이어집니다.
상만은 결코 혼자가 아니며 다시 힘을 내어 세상을 살아나가기를 간절히 바랬던 마음이었습니다.
자신들이 떠난 뒤에도 혼자 남겨진 상만이 다시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기를 바랐던 것이지요.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것
저는 영화 끝부분에서 차태현 배우님의 얼굴을 보고 오열을 했습니다.
《헬로우 고스트》는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살아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상만은 죽은 가족을 만나면서 비로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상만은 연수와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습니다.
어느 날 연수가 그동안 상만이 홀로 찍었던 사진들을 보고 “전부 다 독사진 뿐이네” 라고 말하자, 상만의 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빠, 이 사람들은 누구야?”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장면에서 다시 한번 미소를 짓게 됩니다.
어쩌면 상만에게만 보였던 귀신을 이제는 그의 아이도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장면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봅니다.
상만에게는 이제 가족사진이 생겼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가족사진 한 장 없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가족사진 속에 사랑했던 사람들이 함께 있습니다.
비록 사진 속에서는 그들이 웃고 있을 뿐이지만, 상만에게는 그들이 자신의 삶을 지켜준 가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헬로우 고스트》는 귀신을 만나는 영화라기보다, 혼자라고 생각했던 한 사람이 자신이 사랑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발견하는 영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는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런 생각이 남습니다.
우리는 정말 혼자인 걸까요?
어쩌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우리를 사랑했고, 누군가는 우리 곁을 지켜주었을지도 모릅니다.
《헬로우 고스트》가 가슴 따뜻해지는 이유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네마 한방 심리
상만은 세상을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왔는지 이해가 갑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희미하고,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가족에 대한 기억도 없습니다.
그에게는 과거의 상처를 설명할 기억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경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은 외로움과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고, 결국 삶을 이어갈 이유마저 잃어버립니다.
그런 상만에게 나타난 네 명의 귀신들로 인하여 그가 잊고 있었던 관계와 감정을 다시 경험하게 합니다.
함께 밥을 먹고,
누군가를 걱정하고,
귀찮아하면서도 부탁을 들어주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다시 가족을 생각하게 됩니다.
상만의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의학에서 감정은 단순히 마음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감정의 변화는 기의 흐름과 연결되고, 지나치거나 오래 지속되는 정서는 몸의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영화 속 상만의 상황을 특정 질환이나 한의학적 병증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마음이 닫히면 삶의 관계도 함께 닫히고, 관계가 다시 열리면서 삶을 향한 마음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의학적 정서관과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상만을 변화시킨 것은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었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경험이었고,
자신도 누군가에게 사랑받았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발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헬로우 고스트》의 마지막 반전은 단순히 귀신들의 정체를 밝히는 반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죽음만 바라보던 사람이 사실은 사랑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반전입니다.
어쩌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삶의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다시 누군가와 연결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만에게 귀신들은 떠나간 사람들이었지만, 결국 그들은 상만을 다시 삶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찾아온 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를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가슴 따뜻하게 기억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오늘 이시간 기억하는 사랑하는 이들과 따뜻한 밥 한끼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