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정말 우리 안에 있을까? – 나폴레온 힐의 《기적은 당신 안에 있다》

비타한방(Vita Hanbang) | 자기계발 칼럼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을 참 많이 듣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고, 원하는 것을 계속 생각하면 결국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막상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는 이런 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현실에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일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문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마음의 힘’이라는 말을 생각할 때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과 마음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폴레온 힐의 《기적은 당신 안에 있다》를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우리에게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음가짐은 우리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단순히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나폴레온 힐의 《기적은 당신 안에 있다》 – 책에서 말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흔히 알고 있는 자기계발서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니 단순히 ‘좋은 생각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무조건 좋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을 들으면 회의적인 감정부터 꺼낼 수 있습니다. MBTI 가 우리의 성향을 결정짓다 보니 마치 긍정적인 마인드가 외향적인 사람들만이 갖는 성향인 것 처럼 인식되어 나는 내향적이니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패를 했다고 해서

‘나는 역시 안 되는 사람인가 보다.’ 라고 결론 내리는 대신,

‘이번 실패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같은 실패라도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음 행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실패는 포기의 이유가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사건 자체만큼이나 그 사건을 바라보는 마음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음가짐은 결국 행동을 바꾼다

나는 이 부분이 자기계발에서 말하는 ‘마음의 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가짐은 단순히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시도하게 되고, 실패해도 다시 해볼 가능성이 생깁니다.

실패를 했다는 것은 내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있게 시도해보았다는 의미도 됩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시도하기도 전에 포기하게 됩니다.

결국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반복되는 행동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다시 삶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란 항상 기분이 좋고 낙천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두렵고 힘들고 속상하더라도 그 감정에만 머물지 않고 다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나는 그것 역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음이 정말 몸에도 영향을 줄까?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어도 치료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상당히 다를 때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환자마다 한의사에 대한 긍정적인 신뢰와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치료를 시작하면서

‘조금씩 좋아지겠지.’ 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치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나는 원래 안 낫는 사람이야.’ 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침을 맞아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그렇다면 왜 이곳까지 찾아오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환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치료를 통해 좋아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몸과 치료에 마음을 열어주는 분들이 치료 과정도 조금 더 순조롭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쌓이고 나면, 굳어 있던 환자의 얼굴이 어느 순간 달라지는 것을 봅니다.

이마에 깊게 자리 잡았던 내천자(川)가 조금씩 풀리고,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어쩌면 내 고통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치료를 받으러 왔지만, 그보다 먼저 자신의 고통을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물론 마음가짐 하나만으로 질병이 치료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질병에는 원인이 있고 필요한 치료가 있습니다.
마음만으로 치료를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과 몸을 완전히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기도 어렵습니다.


플라시보 효과가 생각나는 이유

의학에는 플라시보 효과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실질적인 약리작용이 없는 치료라도 환자가 그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기대할 때 통증이나 주관적인 증상 등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것을 단순히 ‘기분 탓’이라고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의 기대와 믿음은 통증을 느끼고 해석하는 과정이나 스트레스 반응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플라시보 효과가 모두에게 다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는 있습니다.

사람이 무엇을 믿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몸과 행동에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의학에서도 몸과 마음을 완전히 분리해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되어 있을 때 몸도 함께 긴장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통증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통증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 걱정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 날 몸의 상태까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마음이 모든 병을 만든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몸과 마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현실을 바꾼다는 말

나폴레온 힐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합니다.

마음가짐에 따라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이 달라질 수 있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도 마음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삶에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질병이 찾아올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실패할 수 있고, 내가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예상하지 못한 불행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을 두고 ‘네가 부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가혹합니다.

그래서 나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현실을 마음대로 바꾸는 힘이라기 보다, 오히려 현실을 바꿀 수 없는 순간에도 그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힘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벽에 부딪치게 되면 마치 사고를 당한 것처럼 더이상 일어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긍정적인 마인드는 우리에게 있는 문제들을 두려움으로 방어하기 보다 이겨낼 수 있는 용기로 바꾸어 줄 수 있습니다.


기적은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제목은 《기적은 당신 안에 있다》입니다.

기적이라고 하면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갑자기 일어나는 것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기적이라는 말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기적은 반드시 인생을 한순간에 바꾸는 사건일 필요는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사람이 다시 한 번 해보는 것.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다시 일어나는 것.

자신에게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작은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어제까지의 나와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하는 것.

그런 변화도 결국 마음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나는 나폴레온 힐의 모든 주장에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생각하면 현실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생각해볼 만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어도, 세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내가 할 수 있는 행동까지 다른 사람이 대신 결정해 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마음의 힘’이 아닐까요.

마음은 현실을 마술처럼 바꾸는 힘은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을 마주한 내가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힘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기적은 바로 그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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